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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답변
ch****
189
2021-11-03
서평

“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 사건”이라는 책을 쓴 이철 작가가 어렸을 때부터 흐드러지게 핀 날 높다란 뒷산에 올라 굽이치는 백두대간 능선을 바라보며 저 너머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궁금해하곤 했다. 이러한 호기심이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어릴 적부터 과고에 시간을 헤매고 다니며 나중에 대학도 다니고 대학을 졸업한 다음 노동운동을 10여 년간 했으며 이후 노동운동을 역사 자료실에서 근무하면서 노동자의 역사를 연구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근대사와 만나면서 근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던 흔돈과 격동의 도시 경성에 매료됐고 그 후 경성 시대에 발간된 신문과 잡지들을 탐독하며 당대의 인간 군상들에 천착했다. 그 후 그는 많은 역사적 연구를 했고 우리가 읽고 있는 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 사건이라는 역사적인 소설책을 만들었다.

이 책에서는 19세기 말 일본에서 번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연애라는 단어는 서양 선교사들이 LOVE를 번역한 말로 쓰이면서 역사의 등장했던 점부터 경성을 뒤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사회적 제약에서 여성들보다 훨씬 자유로웠던 기생들은 자유연애를 최초로 실천한 주인공이기도 했다. “연”과 “애”가 합쳐서 만들어진 단어인 연애가 근대 조선에서도 번격적으로 등장했다. 그때의 근대 경성은 조선과 너무 달랐다. 조선 최초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연애 사건. 1920년 여름 일본으로 유학에 간 강명화가 운명적 사랑에 빠질 남성을 만났다. 그 남성은 송별연의 주인공 장변청이었다. 그들은 자유연애를 하다가 조선으로 돌아왔지만 남자 아버지의 반대에 결혼하지 못하고 자살해 버린 강명화와 음독자살로 강명화 뒤를 따르는 장변천의 낭만적 사랑과 비극적인 죽음의 어울림의 이야기가 이 책을 색다르게만 했다. 새롭게 경성에 등장한 모던걸과 모던보이들은 식민지 시대의 폭합적인 현실과 맞서면서 사랑에 관한 과감한 담론들을 펼치기 시작했다. 정조는 육체가 아니라 정신에 있다는 신정 조론을 주장한 김원주가 있으며 젓 사랑 최승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서 극도의 신경 쇠약에 걸려 반년간을 보냈던 여성의 김우영과 결혼한 다음의 생겼던 사건이다. 여성은 남편과 함께 떠난 구미 여행 중 최린을 만나 사랑에 빠지며 불륜하고 정조란 아무것도 아니고 오직 취미에 불과한 것이라는 정조 취미론을 펼친 미술가 나혜석도 있었다. 프롤레타리아 연애론으로 무장한 혁명가 허정숙이 여기서 더 나아가 성적 만족을 위해서라면 정신적인 사랑이 있어도 육체적 결합이 가능하다는 연애 유의론을 실천에 옮겼다. 이런 현재의 자유로운 연애가 가능한 시대와 별로 부합하지 않는 연애 사건들이 100년 전에 경성을 뒤흔들어 놓았던 것이다.

이 책 (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 사건)은 달달하지 않는 역사적이며 비극적인 연애 사건들을 담고 있다. 책의 초반부의 소개되는 연애 사건들이 자유연애의 주역들이 기생에서 신여성, 다시 카페의 예급들로 이동했음이 드러난다. 그리고 모델 소설 논쟁으로 회생당한 김명순의 이야기에서는 한국의 근대 문학사가 슬며시 끼어들고 있다. 최초의 여성 소설가 김명순은 김동인의 모델 소설로 인해 치명적인 불명예를 얻게 됐다. 그녀는 당시 촉망받은 최초의 여성 소설가임에도 불구하고 사생활에 대한 오해로 인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비참한 삶을 살았던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이 책의 세 번째 부분의 나온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의 비극적 최후의 등장인물들이 된 김용주과 흥옥임의 철도 자살 사건을 통해서 동성애에 관한 시각이 지금보다 100년 전에 생기고 더 관대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독살 미인 김정필 사건에서는 구여성들의 비참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남편을 살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는 충격적인 사실들이 밝혀진다. 그때의 독립을 위해 혁명을 꿈꾸며 경성 시내를 활보하던 삼 인당과 여성 트로이카의 이야기, 일체한 운동 사상 가장 낭만적인 로맨스로 기억되는 박진홍과 김태준의 연안 행에는 한국 사회주의 운동사가 묻어 남았던 것 같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그들이 일본과 중국, 러시아까지 넘나드는 영웅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삼인당과 트로이카 중 하나인 좋은 결말은 아니었지만 사랑과 혁명운동을 하다가 몇 번 체포되고 가목에서 정신이상으로 출옥하게 된 박헌영은 아내 주세죽과 함께 조선을 탈출한 것이었다. 나중에 다시 조선으로 돌아와서 일본 경찰들에게 체포되고 일제의 패망 뒤 조선공산당을 재건했고, 총비서가 된 박헌영의 이야기는 그때의 정치적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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